한호림의 꼬꼬영
"Where there is an end is another beginning"
프리미엄조선 2014.12.29 18:09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 그러나 그 끝은 다른 시작이지요. 생명도 다하면 또 다른 시작이 있듯이.
<New 꼬꼬영>으로 여러분과 1년을 넘겨 잘 친해 가고 있는데 아하, 오늘로 일단 막을 내립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나라 언론에서 항상 시대에 앞서 달려온 ‘프리미엄 조선’이 2015년을 맞아 모든 프로를 개편한답니다.
한호림의 꼬꼬영
여러분, 그 동안 참 감사했습니다
사실, 그래픽디자이너인 내가 감히 ‘프리미엄 조선’에 영어 칼럼을 쓴다는 것은 정말이지 황감한 일. 그랬기에 칼럼을 쓰는 내내 떨리면서도 더 즐거웠습니다. 종이책 전성시대에 밀리언셀러가 됐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꼬꼬영>을 썼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이버 공간 세계에서 정말 자유롭게 내가 발굴하고 요리한 영어를 마음껏 올릴 수 있었으니까요.
그간 늘 그런 즐거운 마음, 행복한 마음으로 ‘이번에는 이 요리를 선 보이자…’ 하고 일주일 간 머리 굴려 본문을 쓰면서 그래픽디자이너로서 그래픽이 장기(長技)니까 내가 촬영하여 모아놓은 저장 탱크에서 딱 맞는 사진을 찾아서 포토샵으로 구성을 했지요. 그리고 나의 캐리커처(caricature)면서 캐릭터(character)인 나만의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넣어, 완성도 최고로,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으니까 예쁘게, 재미있게, 딱 지금 시대에 맞는 영양가 높은 요리를 여러분 앞에 내놓느라고 즐겁게 바빴습니다.
오늘로 일단 맺으면서 이런 생각은 하지요. 그래도 58회에 이르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낯선, 모르는, 어려운, 수상한(?) 용의자(단어)들을 investigation(수사 搜査) 하는가? 어떻게 의심을 하고 어떻게 경험을 연결시켜서 clue(단서 * 이걸 우리말로 ‘실마리’라고 하죠? 실제로 clue라는 단어는 실(絲)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이에요)를 잡아 유추, 해석하는가 하는 것에 약간이나마 방법을 같이 나누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영어 공부의 진리인 밀가루론(論)
앞으로 다른 형태로 여러분과 만나게 되겠는데 그러기에 앞서 친구에게 하듯 뭣 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다들 해봤기에 알듯이 영어란 끝이 없는 거대한 산맥. 상업주의자들은 오늘도 별 뻥을 다 치는 광고를 하던데 그럴까요? There is no shortcuts, especially in studying English. (특히 영어엔 지름길이 없어요) 그런 영어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되도록 풍부한 어휘 실력을 갖추는 것! 첫 회에서 내가 ‘밀가루 론(論)’을 강조했지요? 밀가루만 있으면 최고급 빵은 실력이 없어 못 만든다 하더라도 최소한 수제비라도 떠서 우선 먹을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어휘가 빈약하면? 그야 될 턱이 없지요. 밀가루라는 재료가 없는데 빵은 고사하고 수제비를 어떻게 뜨냐 말이에요. 즉 어휘가 빈약한데 어떻게 영어 해석을 하고 작문을 하고 회화를 하느냔 말이죠.
난공불락의 웬수 영어, 그저 지적 호기심 대상으로, 평생 취미로 친한 정도면 좋지요. 내 경우는 우공이산(寓公移山) 격으로 한 삽씩, 한 삽씩 퍼내며 그 과정에서 이것저것에 장난스런 호기심을 가지고 즐겁게 관찰하며 영어와 논 거죠. 그 산이라는 것도 에베레스트는 언감생심이고 그저 서울 근교에 있는 도봉산 정도예요. (그렇다고 해서 도봉산을 우습게 안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도봉산이 보통 名山인가?) 현대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현대 영어권 문화에서 놀아야 하되 호기심을 가지고 많이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I don't mean that I have seen everything but I stress to you that you must see everything with a curious mind. (내가 뭘 많이 보았다는 것이 아니고 여러분들은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호기심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언제나 Seeing is believing (백문불여일견).
첫 회에 실었던 그림에 약간 추가하여 마지막 회에 다시 싣습니다. 다시 한 번 즐감하세요. Good solution(결심)을 지속하는 겁니다.
영어가 전부는커녕 영어는 극히 일부일 뿐
전대미문의 괴상한 영어책 <꼬꼬영>을 쓰고 ‘프리미엄 조선’에 칼럼까지 연재한 이 사람이 모순으로 들릴 말을 감히 합니다. 영어? 원래는 그렇게 온 국민이 매달려야 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사디즘적인 ‘닦달’ 교육과 거품과 집요한 상업주의 등이 한 통속이 되어 그저 ‘영어! 영어! 영어! 영어!’ 하면서 학생, 젊은이들을 빈사지경에 이르도록 몰아대고 있는데요. 취업하겠다고 허황된 스펙(이런 한심스런 엉터리 영어라니…) 쌓느라고 (좀 속된 말입니다만) 죽을 똥만 싸고 있지 실제로 누가 그렇게 영어로 일하던가요? 만시지탄이지만 힘 있고 생각있는 누가 좀 나서서 ‘확’ 정책을 바꾸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가세하려는 사람/기관들만 있군요.
영어라는 불가사리가 온 국민에게 주는 지독한 스트레스와 안 행복감에 대해선 지금 시달리고 있는 여러분이 더 잘 알잖아요? 만약 ‘영어가 전부’라면 영어하는 나라에서, 즉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태어난 인간들은 그야말로 날 때부터 天上에서 태어난 셈이게요? 모두 금숟가락 물고 나온 거게요? 그런데 여기, 캐나다나 미국의 젊은이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27년째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 사람이 잘 알지요. 걔네들요? 아주 힘들어요. 왜냐? 승부는 영어가 전혀 아니고 전공을 얼마만큼 잘하느냐 로 나는 것이니까 그래요.
당연히! 자기 전공에 남다른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되도 않을 영어에다 돈에 시간에 정력에 온갖 것 낭비하느라고 선진국에 비해 전공이 아주 소홀해지는데 이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정말 큰 낭비요 손실입니다. 옆 나라 일본의 그 많은 물리 화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보세요. 그게 영어로 된 건가?
나는 그래픽디자이너/저술가로 내 길을 열심히 갈 테니까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전공/직책을 열심히 하면서 영어와는 그저 친구로 노는 정도로 하세요.
“Good luck, see you soon.”
한호림의 꼬꼬영
한호림
캐나다 토론토 북쪽, Richmond Hill에서
- 한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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